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천장 구석의 CCTV를 올려다보면, 가운데 검은 렌즈를 작은 은색 구슬들이 빙 둘러싼 모델이 있다. 어떤 건 빈틈이 거의 없을 만큼 빼곡하다. 전부 렌즈라면 카메라 한 대에 눈이 몇 개나 달린 걸까?

이런 형태의 CCTV에서 가운데 큰 원은 촬영 렌즈, 둘레의 작은 원들은 대개 야간 촬영용 적외선 LED다. 작은 구슬처럼 보이는 건 모델에 따라 LED를 덮는 투명한 캡이나 빛이 퍼지는 방향을 조절하는 부품이다. 가운데 렌즈는 물체에서 돌아오는 빛을 받고, 둘레의 LED는 카메라 앞을 비춘다.

CCTV 가운데 촬영 렌즈와 둘레에 두 줄로 배치된 적외선 LED
CCTV 촬영 렌즈와 적외선 LED

왜 하필 렌즈 주변에 빙 둘러 놓을까?

깜깜한 현관에서 택배 상자를 찍는다고 생각해 보자. 카메라를 상자에 향해도 상자에서 돌아오는 빛이 부족하면 화면은 어둡다. 이때 손전등을 카메라 옆에 붙여 같은 방향으로 비추면, 렌즈가 바라보는 구역에 빛을 보낼 수 있다.

적외선 CCTV도 같은 원리를 쓴다. 렌즈 가까이에 조명을 두면 카메라가 향하는 쪽을 비추면서 렌즈와 조명을 한 몸체에 담기 쉽다. 원형 배열은 그 방법 중 하나다. 화면이 고르게 밝아지는 데 중요한 건 조명이 퍼지는 범위와 카메라가 보는 범위가 얼마나 잘 맞느냐다. 기종에 따라 조명이 양옆에 몇 개만 있거나 카메라와 떨어져 설치되기도 한다.

작은 붉은 점이 어떻게 복도를 비출까?

밤에 CCTV 앞면을 보면 작은 점들이 희미하게 붉게 빛나는 모델이 있다. 널리 쓰이는 850nm 적외선 LED는 광원에서 약한 붉은 기가 보일 수 있다. 카메라 센서는 조명에서 나온 근적외선이 벽이나 바닥에 닿았다가 돌아오는 것도 감지한다. 940nm 조명을 쓰는 모델은 광원 자체도 눈에 덜 띈다.

야간 영상에서 옷이 뜻밖의 밝기로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낮에 똑같이 검은 티셔츠 두 벌이라도 소재나 염료가 적외선을 반사하는 정도가 다르면, 영상 속에서는 하나가 더 밝은 회색으로 보일 수 있다. 적외선 모드의 흑백 화면에서는 물체에서 돌아오는 적외선의 양이 밝기를 좌우한다. 흰색 LED로 주변을 비춰 밤에도 색을 담는 모델도 있다.

눈에는 깜깜한 창문인데 화면은 왜 뿌옇지?

밤에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창밖을 찍으면 유리에 비친 플래시가 바깥 풍경보다 밝게 찍힐 때가 있다. 실내 CCTV가 창밖을 향해 있을 때도 비슷하다. 적외선 조명이 유리에서 반사돼 렌즈로 되돌아오면 화면에 밝은 얼룩이 생기거나 창밖이 뿌옇게 보일 수 있다. 사람 눈에는 깜깜한 창문이 카메라 화면에서는 번쩍이는 이유다.

낮에는 은색 구슬처럼 보이던 작은 원들. 불이 꺼지면 카메라가 바라보는 곳을 먼저 비춘다. 가운데 렌즈를 둘러싼 건 어둠 속에서 카메라 대신 불을 켜 주는 작은 손전등들인 셈이다.

CCTV 렌즈 옆 작은 구슬은 뭘까? 밤에 붉게 빛나는 이유